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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2010년부터 5년 계획으로 과학연구비보조금 ‘신(新) 학술영역연구’의 하나로 ‘네안데르탈과 사피엔스 교체극의 진상: 학습능력 진화를 토대로 한 실증적 연구’(Replacement of Neanderthals by Modern Humans: Testing Evolutionary Models of Learning)(약칭: 교체극; RNMH) (Grant No. 1201)를 진행했다.
본 연구(교체극 프로젝트; RNMH Project)는 20만년 전 신인(新人) 호모 사피엔스 등장 이후 아프리카를 기점으로 세계 각지에서 점진적으로 진행된 신인과 구인(舊人) 네안데르탈의 교체극을, 생존 전략상의 문제해결에 성공한 사회와 실패한 사회로 구분해 그 차이를 인류의 학습이라는 관점에서 조사 연구한 것이다. 그리고 구인과 신인 사이에 존재하는 학습능력의 차이로 인해 교체극이 발생하게 되었다는 작업가설인 ‘학습가설’(Learning Hypothsis)을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과학이 급속히 발전하는 현대에는 자칫하면 실용적인 과학의 발달이나 기술 진보에 눈을 빼앗기기 쉽다. 하지만 우리가 학문을 발전시켜 온 까닭은 생활의 편의를 추구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었다. 우리 인류가 어떤 존재로 진화해 왔는지, 그 해답을 찾는 것도 하나의 목표였다. 바로 거기에 인류 미래를 위한 고찰의 힌트가 숨어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이 사실을 규명하는 데는 다양한 접근방식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사라져 간 수많은 화석인류의 삶을 조사하고 인류가 어떤 발자취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렀는지를 알아보는 방법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네안데르탈인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우리 현대 지구인의 마지막 이웃이며 그들의 존재를 빼고는 지금의 우리를 논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네안데르탈과 우리 현대인의 관계에서 떠오르는 것은 일찍이 우리 조상들이 그들과의 사이에서 보여준 교체극이다. 그 전말을 살펴보면 구인으로 사라지게 된 네안데르탈인과 오늘날의 지구세계의 개막을 연출한 신인 사피엔스라는 결말은 흔히 ‘네안데르탈인 멸종설’로 논해지는데 그렇다면 이 교체극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무엇이 양자의 운명을 가른 것인가. 그 진실은 현대인의 기원과 관련된 논쟁에 최대 수수께끼로 남은 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교체극의 진상을 생존 전략상의 여러 문제해결에 성공한 사회와 실패한 사회로 구분해 그 차이를 학습능력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조사한 연구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본 프로젝트의 추진은 교체극 연구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게 될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교체극에 대해 연구해 온 각 전문분야(고고학, 화석인류학, 유전학 등)가 그동안 분단적으로 축적해 온 다양한 전문지식을 단순히 한데 그러모으는 것이 아니라 학습이라는 공유개념을 매개로 통합하여 인류 진화에 새로운 실증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매우 독창적이다. 이 전체적인 구상은 교체극 논쟁에 관한 기존 가설 모델 검증을 통해, 보다 보편적인 지식 체계를 창출한다는 의미에서, 또 현대인 기원론의 새로운 전개라는 점에서 학술적 기여도가 높다.
이 보고서는 본 프로젝트 멤버가 한자리에 모여 전체 구상 달성을 목표로 연구프로젝트와 관련된 정보교환, 상호이해, 상호평가를 실시하고 그 내용을 학계 및 일반 사회에 널리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간행한 것이다.
본 프로젝트는 문부과학성 과학연구비보조금 ‘신(新) 학술영역연구’ 연구영역명 “네안데르탈과 사피엔스 교체극의 진상: 학습능력의 진화를 토대로 한 실증적 연구” (영역번호 1201)를 토대로 한다.
RNMH 프로젝트 2010-2014
교체극의 진상을 생존 전략상의 여러 문제해결에 성공한 사회와 실패한 사회로 구분, 그 차이를 학습능력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조사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처음 있는 일이며 교체극 연구의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본 프로젝트는 교체극에 대해 연구해 온 각 전문분야(고고학, 화석인류학, 유전학 등)가 그동안 분단적으로 축적해 온 다양한 전문지식을 단순히 한데 그러모으는 것이 아니라 학습이라는 공유개념을 매개로 통합하여 인류 진화에 새로운 실증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매우 독창적이다. 이 전체적인 구상은 교체극 논쟁에 관한 기존 가설 모델 검증을 통해, 보다 보편적인 지식 체계를 창출한다는 의미에서, 또 현대인 기원론의 새로운 전개라는 점에서 학술적,사회적 기여도가 높다.
연구목적
본 연구는 20만년 전 신인 호모 사피엔스 등장 이후 아프리카를 기점으로 세계 각지에서 점진적으로 진행된 신인과 구인 네안데르탈의 교체극을 생존 전략상의 문제해결에 성공한 사회와 실패한 사회로 나누어 그 차이를 인류의 학습능력 및 학습행동이라는 관점에서 찾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교체극의 원인이 양자의 학습능력 격차에 있으며 그 차이로 인해 생긴 문화적 격차 및 사회적 격차가 양자의 운명을 가르게 되었다는 작업가설(이하 ‘학습가설’이라고 한다)을 검증한다.
학습가설의 본질은 교체극의 진상을 외적 조건 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의 우열이라는 양적 차이가 아닌 학습능력이라는 질적 차이에서 찾고자 하는 데 있다. 그 차이로 인해 동일한 외적 조건 변화에 대해 전통문화를 굳게 지키면서 대처한 구인 네안데르탈 사회와 신문화를 계기적(繼起的)으로 창출하면서 대처한 신인 사피엔스 사회가 서로 대치하는 시대적 상황이 발생하면서 두 사회 간에 생기게 된 문화적 격차 및 사회적 격차가 결국 양자의 운명을 가르게 된 것이다. 이것이 학습가설의 본질적 의미다.
연구의 구체적 목표는 학습가설을 검증하는 것으로 인문계, 생물계, 이공계 등 각 분야 전문 연구진들에 의한 새로운 관점 및 기법을 토대로 타분야 연계 연구를 통해 다음과 같은 연구를 추진하도록 한다.
(1) 구인과 신인 사이에 학습행동 및 학습능력 격차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입증하는 연구
(2) 구인과 신인 사이에 학습능력 및 학습행동 격차가 발생하게 된 경위를 이론적&실증적으로 입증하는 연구
(3) 구인과 신인 사이에 존재한 학습능력 및 학습행동 격차를 양자의 뇌 신경기반의 형태차이라는 해부학적 증거를 통해 입증하는 연구
연구의 전체적 구상은 상기 (1)~(3)의 연구성과에 대한 상호연계를 도모하여 그 유기적 결합을 통해 학습가설을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데 있다. 그리고 신인 사피엔스의 특징인 높은 지능과 그들의 현대적 행동이 어떤 외적 조건과 경위를 통해 얻어지게 된 것인지를 학습능력이라는 관점에서 규명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우리 인류가 어떤 발자취를 따라 오늘에 이르렀는지를 알아보는 새로운 실증적 진화모델 구축을 목표로 한다.
연구의 학술적 배경
인류의 진화 과정에 대한 인식은 20세기 후반의 유전연구 발전으로 극적인 전개를 이루게 되었다. 그 좋은 예 중의 하나가 인류의 기원문제와 함께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현대인의 기원문제가 완전히 결론지어졌다는 점이다.
신인 사피엔스의 성립에 대해 구인과의 직접적인 계보관계(구인이 신인으로 진화했다)는 없었던 것으로 인정하고, 유일하게 아프리카 지역에서 출현(20만년 전)했다는 진화모델 ‘신인 아프리카 단일 기원설’이 등장(Cann et al 1987; Krings et al 1997, 2000)하여 오늘날 정설화되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의문을 낳는 시대적 배경이 되었다. 그 중 하나가 구인 네안데르탈과 신인 사피엔스의 교체극 문제다. 무엇이 양자의 운명을 가른 것인가? 그것은 현대인 기원 논쟁에 남은 최대 수수께끼로 전세계 고고학자, 인류학자, 유전학자들의 경쟁 연구테마가 되었다.
교체극의 원인에 대해서는 근래 교체기(아프리카에서는 20만년 전 이후, 중동에서는 10만년 전 이후, 유럽에서는 4만년 전 이후)의 시대상황(자연, 사회)에 대한 적응능력의 차이에 원인이 있다는 ‘환경가설’(van Andel, Davies eds. 2003; van Andel, Davies, Weninger 2003; Finlayson, Carrion 2008; Stringer et al 2008), 기술 및 경제, 사회 시스템 등의 우열에서 원인을 찾는 ‘생존전략설’(Adler et al 2008; Joris, Adler 2008; Shea 2007, 2008), 양자의 생업전략의 차이를 강조한 ‘생업가설’(Bocherens et al 2001, 2005; Pettitt et al 2000, 2003; Richards, Trinkaus 2009), 언어기능의 유무에 원인이 있다는 ‘신경가설’(Klein 1998; Klein, Edgar 2002), 혹은 양자 간의 혼혈에 대해 가정한 ‘혼혈설’(Duarte et al 1999; Zilhão, d’Errico 1999) 등 가설모델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실증적 연구로 인정받고 있다.
상기와 같은 연구를 통해 교체극의 존재를 입증하는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그것이 언제, 어디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었는지, 바꿔 말해 교체기의 구인사회와 신인사회 간에 이루어진 상호작용의 개요가 다양한 각도에서 기술되고 있다. 단 기존 연구는 대부분이 주로 유럽대륙의 사례를 든 것으로 세계적 관점에서 논한 보편적 설명모델은 아직까지는 없었다. 본 연구는 아프리카를 기점으로 유라시아대륙 각지에서 점진적으로 진행된 교체극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그 경위를 종합적으로 기술함과 동시에 그 원인을 보다 보편적 관점에서 규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의 특징
본 연구의 특징은 전체 구상의 목적 달성을 위해 인문계, 생물계, 이공계 등 각 분야 전문 연구진들에 의한 새로운 관점 및 기법을 토대로 타분야 연계를 통해 새로운 연구영역을 창출한 데 있다. 지금까지는 고고학, 화석인류학, 유전학 등 해당 전문분야 주도 하에서 연구가 분단적으로 추진되어 왔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새롭게 문화인류학, 발달심리학, 생체역학, 정밀기계공학, 뇌과학, 고신경학 등과도 연계하며, 이는 기계적인 연계가 아닌 각 연구영역의 작업가설을 조율하여 상호연계를 도모하면서 그 유기적 결합 하에 학습가설을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이 같은 접근방식은 교체극 연구에서는 전례가 없는 것으로 해당 테마 연구에 임팩트와 함께 타분야 연계 연구의 하나의 모델로서 커다란 파급효과를 주게 될 것이다.
학습능력은 문화적 진화가 일어나기 위한 기반으로 현재 생물계의 인류 번영을 뒷받침해 왔다. 본 영역연구는 인류의 학습능력 및 학습행동에 대해 (1) 그 진화 양상을 고고자료에 기록된 물증에서 찾아, (2) 그 현실의 양상을 현생 수렵채집민 사회의 야외조사를 통해 파악 및 기술한 후, 양자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학습행동의 통합적 규명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극히 독창적이다.
동시에 본 프로젝트는 놀면서 배우고, 놀이를 통해 창조한다는 인간 고유의 학습행동에 대한 실태와 이를 촉진하는 사회 및 자연환경, 뇌기능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현실사회의 학습환경, 교육환경을 감안할 때 현재 및 미래의 학습 및 교육과제를 검토하는 기반으로서도 커다란 사회적 의의를 지닌다. 본 영역연구의 성과를 통해 현실상의 여러 문제에 대한 기술적 대증요법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학습행동이나 교육방법의 진화 실태를 밝힘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반성과 경고, 또 미래에 대한 전망과 희망을 안겨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대상이 되는 다양한 박물 자료에 대한 기존 관점, 이해, 연구기법의 경계를 반드시 뛰어넘어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그것을 토대로 타분야 연계를 통한 새로운 연구영역도 개척할 수 있게 된다. 구체적인 사례로 (1) 역사기술 소재로만 이용되어 온 고고자료를 인류의 행동진화 및 학습행동의 실태를 복원하는 기반자료로 활용하는 새로운 고고학 연구분야를 개척, (2) 지금까지 자의적(恣意的)으로 추진되어 온 화석 복원작업에서 벗어나 과학적 수순에 바탕을 둔 고정밀도 화석 복원연구를 시작, (3) 공학적 지식을 인문계 각 분야의 새로운 과학적 지식 창출에 적용하여 보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낳는 인문학적 연구를 개발, (4) 개별 과학의 전통적인 전문지식과 두뇌과학 등 첨단학문이 발신하는 전문지식을 통합하는 새로운 지식 체계 창출을 도모하여 인류 진화에 관한 새로운 실증모델 창출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이상과 같은 실천을 통해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스타일의 젊은 연구진 육성에 이바지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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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리더
- Takeru Akazawa, Professor,
Anthropology, Research Institute, Kochi University of Technology, Kochi, Japan
공동 조사관
- Hirohisa Mori, Associate Professor,
Information Science, International Research Center for Japanese Studies, Kyoto
- Yuzo Marukawa, Associate Professor,
Information Science, Research Center for Informatics of Association, National Institute of Informatics
- Yoshifumi Nakamura, Assistant Professor,
Information Science, Research Center for Informatics of Association, National Institute of Informatics
- Yoshihiro Nishiaki, Professor,
Archaeology, The University Museum, University of Tokyo
- Hideaki Terashima, Professor,
Cultural Anthropology, Faculty of Humanities and Sciences, Kobe Gakuin University, Kobe
- Kenichi Aoki, Professor,
Population Biology, Department of Biological Sciences, Graduate School of Sciences, University of Tokyo
- Minoru Yoneda, Associate Professor,
Chronology, Graduate School of Integrated Biosciences, University of Tokyo
- Naomichi Ogihara, Associate Professor,
Biomechanics, Department of Mechanical Engineering, Keio University
- Hiroki C. Tanabe, Associate Professor,
Neuroscience, Department of Cerebral Research, National Institute for Physiological Sciences
자문
- Shunichi Amari, Professor,
Neuroscience, Senior advisor, Laboratory for Mathematical Neuroscience, RIKEN Brain Science Institute, Japan
- Shiro Ishii, Professor,
Senior advisor, Neuroscience, Research Center for Science Systems, Japan Society for the Promotion of Sciences, Tokyo, Japan
- Tasuku Kimura, President and Professor,
Anthropology, Ishikawa Prefectural Nursing University, Japan
해외 공동 연구자
- Ofer Bar-Yosef, Professor,
Archaeology, Department of Anthropology, Peabody Museum of Archaeology and Ethnology, Harvard University, Cambridge, Massachusetts 02138, USA
- Ralph L. Holloway, Professor,
Fossil Anthropology, Department of Anthropology, Columbia University, 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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